그대의 뜨락에...
당신을 만나기 전
나는, 주인 없는 들꽃으로
찾는이 없어도 땅을 지키는
하얀 데이지 꽃이 되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알고부터
나는, 그대의 뜨락에
한그루의 사과 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뿌리가 깊어,
비 바람이 몰아쳐도
변함 없이 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뿌리가 깊어,
세상의 모든 힘든이들
세상의 모든 슬픈이들
사과 한 광주리씩 나눌 수 있을 만큼
가지가지를 다 내놓을 수 있는
한 그루의 사과 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는 날
당신의 손길이 머무는 그 곳에서
사과 향기 그윽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한 그루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우련(祐練)신경희)
새벽녘 / 주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