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바람이며 구름인 것을
누가 날더러 청춘이 바람이냐고 묻거든
나, 그렇다고 말하리니
그 누가 날더러 인생도 구름이냐고 묻거든
나, 또한 그렇노라고 답하리라
왜냐고 묻거든 나, 또 말하리라.
청춘도 한번 왔다 가고 아니오며
인생 또한 한번가면 되돌아 올수 없으니
이 어찌 바람이라, 구름이라 말하지 않으리요
오늘 내 몸에 안긴 가을 바람도
내일이면 또 다른 바람이 되어
오늘의 나를 외면하며 스쳐가리니
지금 나의 머리위에 무심이 떠가는 저 구름도
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이 되어
무량세상 두둥실 떠가는 것을
잘난 청춘도, 못난 청춘도
스쳐가는 바람 앞에 머물지 못하며
못난 인생도, 저 잘난 인생도
흘러가는 저 구름과 같을 진데
어느 날 세상 스쳐가다가
또 그 어느 날 홀연히 사라져 가는 생을 두고
무엇이 청춘이고 그 무엇이 인생이라고
따로 말을 하리까
우리네 인생도
바람과 구름과 다를 바 없는 것을.
- 경허선사 '경어록'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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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었을 때는 인생(人生)이
무척 긴 것으로 생각하나,
늙은 뒤에는 살아온 젊은 날이
얼마나 짧았던가를 깨닫는다.
젊음은 두 번 다시 오지 아니하며
세월은 그대를 기다려 주지 아니한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자고이래(自古以來)로
모은 재물(財物)을 지니고
저승까지 간 사람은 한 사람 도 없다.
삼계(三界)의 윤회(輪廻)하는
고통(苦痛) 바다의 대죄인(大罪人)은
보잘 것 없는 이 몸뚱이...
다만 먹고 입는 세상사에 항상
분주하여 구원(救援)을 찾지 않네.
그대여
일체 세간사(世間事) 모든 애착을 놓으라
세상일 즐거워 한가롭더니
고운 얼굴 남 몰래 주름 잡혔네.
서산에 해 지기를 기다리느냐,
인생이 꿈같음을 깨달았느냐,
하룻밤 꿈 하나로 어찌 하늘에 이르리요...
몸이 있다하지만 그것은 오래지않아
허물어지고 정신이 떠나 모두
흙으로 돌아가리니 잠깐 머무는 것.
무엇을 탐(貪)하랴...
오늘은 오직 한 번뿐이요,
다시는 오지 않으리니
우리 인생(人生)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이 몸이 늙고 병들어 떠나기 전(前)에
오늘을 보람 있게 살자.
사람은 남의 잘 잘못을 비판하는 데는
무척 총명하지만
자기비판에 있어서는 어둡기 마련인것.
남의 잘못은 꾸짖고 자기의
잘못은 너그럽게 용서한다.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은
마음의 죄를 지은 사람이다.
죄인은 현세에서 고통받고
내세에서도 고통 받나니
죄를 멀리하라
죄가 없으면 벌도 없음이니라.
시간이란 누구에게나 똑같이 부여되는것
느끼기에 따라 길고 짧은 차이가 있나니
즐거운 시간은 천년(千年)도 짧을 것이며
괴로운 시간은 하루도 천년 같은 것.
그러므로,
시간이 짧게 느껴지는 사람은
오히려 행복한 것,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사람이
어찌 행복하다 하리오.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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