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珉의 죽비소리 中에서
일이 생기기 전에 충고해주면
재수없는 소리말라고 타박하고
일이 닥친뒤에 말하면 지금까지 뭘하다가
이제와서 이런 말을 하느냐고 한다
나쁜 친구와 사귀지 말라고 하면
왜 남을 헐뜯느냐고 하고
바른 충고를 하면 너 잘났다 한다
옳은 것을 옳다하면 그것이 어째 옳으냐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하면 그것이 어째 그르냐한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남에게도 옳아야하고
내가 그르다고 여기면 남도 그르다 해야 한다
내가 옳다고 여기는 것을 남이 그르다하니 화가나고
내가 그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남이 옳다고 하니 역정이 난다
내 옳은 것만이 옳은 것이 아니다
내 생각만 바르란 법이 없다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옳고 그른 기준을 세우기가 어렵다
생각의 균형을 잡기가 힘들다
옛 시조에
말하기 좋다하고 남의 말 말을 것이
남의 말 내하면 남도 내말 하는 것이
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음이 조홰라
라는 것이 있다
말때문에 상처받고
말때문에 피흘린다
무심히 하는 한마디가 아픈 생채기를 내고
뜻없이 던진 한마디가 비수로 가슴에 꽂힌다
(鄭珉의 죽비소리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