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일방일(拈一放一)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놓아라
(사람의 욕심을 경계하는 말)
[집을 념(扌/5) 한 일(一/0) 놓을 방(攵/4) 한 일(一/0)]
욕심이 없는 사람은 드물겠지만 지나치면 탈이 난다.
‘토끼 둘을 잡으려다가 하나도 못 잡는다’는 속담대로
욕심을 부려 한꺼번에 차지하려다 모두 놓치는 경우가 많다.
하나를 얻었을 때 만족할 줄 모르면
나중에는 둘 다 잃는 兩敗俱傷(양패구상)이 된다.
이럴 때 선승들은 마음을 텅 빈 허공처럼 유지하라고
放下着(방하착)을 내세우는데
욕심에 찌든 세속의 대중들이 잘 될 리가 없다.
많이 양보하여 하나를 잡으려면(拈一)
다른 하나를 놓아야 한다(放一)는 가르침에도
둘 다 가지려는 욕심을 내려놓지 않는다.
집을 拈(념)은 拈華微笑(염화미소)라 할 때의 글자와 같고
어려운 본자를 써서 搛一放一(염일방일)로 써도 마찬가지다.
이 성어를 이야기할 때마다 등장하는 유명한 고사가 있다.
중국 北宋(북송)때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였던
司馬光(사마광, 1019~1086)이 어렸을 때 뛰어난 재치로
독에 빠진 아이를 구한 破甕救兒(파옹구아) 일화다.
破甕救友(파옹구우), 擊甕救兒(격옹구아)라고도 한다.
司馬溫公(사마온공)이라 불리는 사마광은 어릴 때부터 총명하여
배우기를 좋아했고 대작 역사서 資治通鑑(자치통감)을 남겼다.
王安石(왕안석)이 시행한 新法(신법)을
재상이 된 후 폐기한 사람이기도 하다.
南宋(남송)의 승려 惠洪(혜홍)이 지은
'冷齋夜話(냉재야화)에’ 실린 내용이다.
사마광이 일곱 살 때 친구들과 놀다가
한 아이가 뜰에 있던 큰 물독에 빠졌다.
‘겁이 난 아이들은 달아나버리고
어린 사마광이 큰 돌을 가져와 독을 깨뜨리니
물이 구멍으로 쏟아져 나와 죽지 않고 살아났다
(群兒皆棄去 公則以石擊甕 水因穴而迸 兒得不死/
군아개기거 공즉이석격옹 수인혈이병 아득불사).’
迸은 내뿜을 병. 元(원)나라 때 托克托(탁극탁)이 쓴 ‘
宋史(송사)’에도 비슷하게 나온다.
二十四史(이십사사)의 정사에 들어가는 책이다.
어른들은 꼬마가 해 낸 일을 왜 생각 못했을까.
사다리를 가져오라, 밧줄을 구해오라 서두르기만 했지
값이 많이 나가는 독을 깨는 것은 언감생심이었다.
일을 처리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해득실만 따지고
하나를 없앨 생각은 꿈에도 못하는 것은 실생활에도 흔하다.
모정치인이 세월호 참사때
같은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린 적이 있다.
이것저것 따지다 정작 생명을 잃는다며
돌로 깨부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물었다.
정작 자신이 시행한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
버릴 것은 버렸는지 생각할 일이다.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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