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故事成語)

빙기옥골(氷肌玉骨):살결이 곱고 깨끗 미인(곱고 깨끗한 매화)

담하(淡霞) 2024. 4. 18. 19:19
빙기옥골(氷肌玉骨);살결이 곱고 깨끗 미인(곱고 깨끗한 매화) [얼음 빙(水/1) 살 기(肉/2) 구슬 옥(玉/0) 뼈 골(骨/0)] 얼음같이 흰 살결(氷肌)과 옥 같은 골격의 풍채를 지녔다(玉骨)는 이 말은 두 가지 뜻이 있다. 피부가 더없이 고운 미인을 가리키거나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노래한 꽃, 梅花(매화)를 묘사한 데서 나왔다. 매화는 梅蘭菊竹(매난국죽)의 四君子(사군자) 중에서도 첫 손에 꼽히고, 소나무, 대나무와 함께 三淸(삼청)이나 歲寒三友(세한삼우)로 불릴 정도로 선비들의 숭상을 받았다. 養花小錄(양화소록)과 함께 조선의 2대 원예서로 꼽히는 花菴隨錄(화암수록)에도 물론 1등급에 올라 있다. 꽃과 여인,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노래한 것이 많은 것도 매화의 청초한 자태와 은은한 향기가 미인을 연상했기 때문이다. 먼저 미인을 나타낸 시를 두 편만 보자. 시와 술, 거문고를 즐겨 三酷好(삼혹호) 선생이라 자칭했던 고려시대의 명문장가 李奎報(이규보)의 ‘梅花(매화)’ 후반부다. ‘옥 같은 살결엔 아직 맑은 향기 있어 (玉肌尙有淸香在/ 옥기상유청향재), 약을 훔쳤던 달 속의 미녀 항아의 전신인가 (竊藥姮娥月裏身/절약항아월리신).’ 조선 중기 대학자 退溪(퇴계) 李滉(이황)의 매화사랑은 유명하여 62제목에 91수의 매화시를 남겼다. ‘군옥산 머리에 제일 아름다운 선녀인가 (群玉山頭第一仙/ 군옥산두제일선), 눈같이 흰 살결 꿈에 본 듯 아리땁네 (氷肌雪色夢娟娟/ 빙기설색몽연연).’ ‘對月詠梅(대월영매)’의 부분이다. 군옥산은 西王母(서왕모)가 산다는 산이다. 두편 모두 玉肌(옥기), 氷肌(빙기)로묘사했다 매화는 다른 꽃보다 먼저 눈 속에서도 핀다고 선비의 절개를 상징했다. 조선 중기 문인 申欽(신흠)은 유명한 ‘野言(야언)’의 첫머리에서 이렇게 노래한다. ‘오동나무는 천년을 살아도 항상 그 가락을 지니고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로항장곡), 매화는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栗谷(율곡) 李珥(이이)의 ‘ 매화가지 끝의 밝은 달 (梅梢明月/ 매초명월)’은 이렇다. 서리 눈에 흰 살결이 더욱 어여뻐 맑고 찬 기운이 뼈에 스민다 (霜雪助素艶 淸寒徹人髓/ 상설조소염 청한철인수), 매화꽃 마주 보며 마음 씻으니 오늘 밤엔 한 점 찌꺼기 없네 (對此洗靈臺 今宵無點滓/ 대차세령대 금소무점재). 梢는 나무끝 초 중국의 시인묵객들도 매화에 관해 많은 글을 남겼지만 우리나라 명시도 많다. 조선 후기의 가객 安玟英(안민영)이 남긴 ‘梅花詞(매화사)’ 시조 8수 중의 3수에는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氷姿玉質(빙자옥질)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히 향기 놓아 黃昏月(황혼월)을 기약하니/ 아마도 雅致高節(아치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빙자옥질, 아치고절 모두 매화의 절개를 표현했다. - 제공 : 안병화(전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 It Was Love at First Sight - Ernesto Cortaz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