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되는 대로 / 김삿갓

담하(淡霞) 2019. 8. 1. 05:42


되는 대로~ 此竹彼竹化去竹 : 차죽피죽화거죽 이대로 저대로 되어가는 대로 風打之打浪打竹 : 풍타지타낭타죽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飯飯粥粥生此竹 : 반반죽죽생차죽 밥이면 밥, 죽이면 죽, 이대로 살아가고 是是非非付彼竹 : 시시비비부피죽 옳다면 옳거니, 그러면 그러려니, 그렇게 아세 賓客接待家勢竹 : 빈객접대가세죽 손님 접대는 집안 형편대로 하고 市井賣買歲月竹 : 시정매매세월죽 장터에서 사고 팔기는 시세대로 하세 萬事不如吾心竹 : 만사불여오심죽 세상만사가 내 마음대로 안 되니 然然然世過然竹 : 연연연세과연죽 그렇고 그런 세상 그런 대로 살아가세 이 시는 한자의 운을 빌어서 세상사의 흐름을 나타낸 것으로, 김삿갓의 뛰어난 재치를 다시 한 번 음미할 수 있는 작품이다. 대나무(竹)가 쉽게 흔들린다는 것과 한자의 운을 인용하여 "(竹)을 ~대로~"라고 묘사한 대목은 천재적인 발상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