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베토벤 피아노 3중주 7번 "대공"

담하(淡霞) 2020. 10. 25. 11:22
Ludwig van Beethoven 1770∼1827 Piano Trio No.7 in Bb major, Op.97 'Archduke' (베토벤 피아노 3중주 7번 "대공") Beethoven Beaux Arts Trio, 1962: Piano Trio No. 7 (Archduke)

Digitized Philips LP, Complete
Digitized from the LP shown above.
Piano: Menahem Pressler
Violin: Daniel Guilet
Cello: Bernard Greenhouse.

1악장 Allegro moderato.
(B- flat 장조, 4/4박자, 소나타 형식) 2악장 Scherzo, Allegro.
(B-flat장조, 3/4박자) 3악장 Andante cantabile, ma pero con moto
( D-장조, 3/4박자) 4악장 Allegro moderato ( B-flat 장조, 2/4박자) 작품의 개요 및 배경 베토벤의 마지막 3중주인 B flat장조는 1811년에 완성된 곡이다. 자필 악보에의 첫 머리에는 '1811년 3월 3일', 마지막 부분에는 '1811년 3월 26일 완성'이라는 작 곡자의 기술이 들어가 있는데, 여러 스케치 등으로 미루어 보아서는 1810년부터 이 곡을 구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곡이 바로 실내악 사상 가장 뛰어난 3중주곡으로 평가받고 있는 op.97의 '대공 (Archduke)'이다. 이 곡에서 베토벤은 이전의 3중주곡, 특히 op.70에서 시도한 피아노 중심의 협주곡적 성격을 가지는 3중주곡을 완성시킨 것이다. 곡은 전형적인4악장 구성이지만 기존의 어떤 3중주보다 큰 규모에다 베토벤 특유의 당당하고 아름다운 선율, 이 시기의 작품이 가지는 독특한 우아함 등이 잘 조화된 작품이다. 교향곡을 비롯한 많은 분야에서 불멸의 대작을 남긴 베토벤의 창작활동은 실내악곡에 있어서도 예외일 수는 없다. 즉 바이올린 소나타, 첼로 소나타, 피아노 3중주, 현악 4중주에 있어서도 베토벤의 거장다운 숨결은 고루 살아있는데 그 가운데 바이올린 소나타 <크로이처>와 피아노 3중주 <대공>이 이 분야의 백미를 이룬다 특히 베토벤이 남긴 일곱 곡의 피아노 3중주 가운데서는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실내악곡 중에서 가장 빼어난 작품의 하나인 이 피아노 3중주곡 <대공>은 베토벤이 중기에서 후기로 접어드는 시기인 1811년에 완성되었다. 이 시기는 교향곡에 있어서는 이미 제6번 교향곡까지, 그리고 협주곡 분야에서는 피아노 협주곡 제5번 <황제>를 위시한 대부분의 걸작들이 완성되어 있던 때로서, 베토벤의 작품 세계가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은 시점이다 따라서 비록 실내악이지만 <대공> 3중주곡은 웅대한 규모를 지니며, 세 대의 악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협주적 색채도 뛰어나다. 특히 전곡을 통하여 치밀하게 진행되는 피아노의 연주를 중심으로한 찬란한 실내악의 진수가 이 작품에 완전히 결집되어 있다. 동시에 매우 풍부한 선율과 화성의 아름다움, 원숙한 정서, 고귀한 품위가 아울러 갖추어져 있다. 한편 작품 저변에는 베토벤 시대 특유의 부드럽고 섬세한 마음의 움직임이 흐르고 있는데 이점도 매력의 한 요소를 차지한다. 베토벤은 세상을 떠나기 며칠전에 괴테, 유리피데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름과 결부시켜 이 곡을 설명했는데 이 작품에 대한 베토벤의 애착심을 입증한 말이라고 하겠다. 곡은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되어 <대공>이라는 별칭으로 불리우게 되었으며, 대공은 이 3중주곡에 깊이 감동하였다고 전해진다 1814년 4월 11일 피아노에 베토벤, 첼로에 링케, 바이올린을 슈판치히가 담당하여 비인의 호텔 'Roemische Kaiser (로마 황제)'에서 연주한 것으로 공식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1811년에 이미 완성된 곡인 만큼 훨씬 이전에 연주되었을 가능성도 높다. 참고로 1814년의 이 연주를 끝으로 피아니스트로서의 베토벤은 더 이상 볼 수 없었다. 출판은 1816년 9얼 빈의 슈타이너사에 의해 이뤄진다. 1815년 베토벤이 영국의 잘로몬사에 이 곡을 포함한 여러 곡의 출판을 의뢰한 것으로 미루어 곡의 판매에 많은 애를 먹고 있었던 듯 하다. 베토벤의 수많은 명곡을 헌정받은 후원자 루돌프 대공 베토벤의 후원자이자 유능한 피아니스트였던 루돌프 대공(1788~1831)에게 헌정된 까닭에 ‘대공’이라 불리는 이 작품은 이름 그대로 귀족적인 분위기가 흐르는 실내악곡이다. 베토벤의 [대공 3중주곡]을 헌정 받은 돌프 대공은 베토벤의 후원자들 가운데 가장 충실하고 너그러우며 재능이 뛰어난 인물이다. 그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레오폴트 2세의 막내아들이자 프란츠 2세의 동생으로, 부친인 레오폴트 황제는 그를 군인으로 키우고자 했다. 그러나 몸이 강건하지 못했던 루돌프는 건강 문제로 인이 되기를 포기하고 사제 서품을 받은 후 나중에는 추기경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또한 베토벤에게서 오랫동안 피아노와 작곡, 음악이론을 배워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충실한 후원자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된 작품 루돌프 대공이 언제부터 베토벤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대개 1803년과 1804년 겨울에 베토벤의 제자가 된 것으로 보이며 거의 1824년까지 수업을 계속했다고 한다. 베토벤은 이 레슨이 그의 작곡 활동에 방해된다고 투덜대기도 했지만, 베토벤의 가장 충실한 후원자인 루돌프 대공에게 무려 14곡의 작품들을 헌정해 감사를 표했다. 베토벤이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한 작품들 중에는 널리 알려진 명곡들이 많은데, 그 중에는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 [피아노소나타 ‘ 함머클라비어와 [장엄미사], [대푸가] 같은 대작들이 포함되어있으니 베토벤이 루돌프 대공을 얼마나 특별한 후원자로 생각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루돌프 대공에게 헌정된 [대공 3중주곡] 역시 베토벤의 작품목록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손꼽히는 명곡으로, 피아노와 바이올린, 첼로를 위해 작곡한 베토벤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마지막 곡이다. 이 곡은 루돌프 대공의 연주를 염두에 두고 작곡된 ‘귀족적인 작품’이면서도 베토벤의 실내악곡 가운데 최초로 공공 연주회장에서 선보인 ‘대중적인 작품’이기도 해서 더욱 흥미롭다 당대 실내악곡은 대개 귀족의 궁정에서 아마추어 귀족 음악가들의 연주로 소수의 청중을 위해 연주되곤 했지만, [대공 3중주곡]은 베토벤 자신을 포함한 전문 연주가들의 연주로 대중을 위한 공연장에서 초연되었다. 또한 이 곡은 베토벤의 영웅적인 음악양식이 퇴보하고 명상적이고 절제된 후기 양식을 여는 전환기의 작품이기도 해서 관심을 끈다. [대공 3중주곡]이 당대 귀족들에게나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었을 뿐 아니라 오늘날 전문가나 음악 애호가들의 깊은 사랑을 받는 것은 아마도 이 곡에 담긴 이중적이고 전환기적인 성격 때문인지도 모른다. 음악 자체에는 귀족적이고 절제된 기품이 흐르면서도 새롭게 떠오르는 중산층의 취향을 고려한 베토벤의 [대공 3중주곡]은 당시대 사회와 베토벤 자신의 변화를 담아내고 있기에 매우 특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