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故事成語)

명성과실(名聲過實) : 명실상부하지 않다.(Silence Speaks)

담하(淡霞) 2022. 11. 9. 18:00
명성과실(名聲過實) 명실상부하지 않다. 널리 알려진 이름이 실제를 앞지르다, [이름 명(口/3) 소리 성(耳/11) 지날 과(辶/9) 열매 실(宀/11)] 사람은 자기의 이름이 더럽혀지는 것을 두려워한다. 범이 죽으면 가죽을 남기듯이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 豹死留皮 人死留名(표사유피 인사유명)은 잘 알려진 명언이다. 각종 불의를 저지르면서 정의를 갖다 붙이는 세태를 보고 孔子(공자)는 正名(정명)이 중요하다고 했다. 세상에 널리 퍼져 알려진 이름대로 실제도 그에 맞춰 따라주면 名實相符(명실상부)이고 말과 행동이 일치하면 言行一致(언행일치)로 모든 사람이 바라는 바다. 하지만 이름도 실제보다 부풀려지는 경우가 있으니 쉽게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널리 알려진 이름(名聲)이 실제를 앞서는(過實) 경우가 있다는 이 성어가 경고한다. 중국 漢(한)나라 초기 劉邦(유방)을 도와 변경을 수호하는 공으로 신임을 받았던 陳豨(진희,豨는 멧돼지 희)의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司馬遷(사마천)이 史記(사기)’열전에서 실상을 따르지 못하는 명성의 허구를 꼬집으면서 사용했다. 진희는 젊어서부터 戰國四公子(전국사공자) 중 魏(위)의 信陵君(신릉군)을 사모하여 변경을 지킬 때도 빈객을 모으고 몸을 낮춰 대접했다.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들자 趙(조)나라 재상 周昌(주창)이라는 사람이 高祖(고조)에게 무슨 변란이라도 일으킬지 두렵다고 아뢰었다. 고조가 사람을 시켜 조사를 해 보았더니 부정과 위법이 수두룩했다. 낌새를 챈 진희는 얼마 뒤 재앙이 자신에게 미칠까 두려워하여 간사한 자의 말을 믿고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현상금에 눈먼 부하들은 지리멸렬했고, 진희도 樊噲(번쾌, 樊은 울타리 번, 噲는 목구멍 쾌)의 군대에 목이 잘렸다. 변경을 지킬 때의 진희와 실상을 안 뒤를 열전에 이렇게 썼다. 빈객을 불러 모으고 몸을 낮춰 선비들을 대했으나 명성이 실상을 앞질렀다 (招致賓客而下士 名聲過實 / 초치빈객이하사 명성과실). 남이 불러주는 이름에 취해 자신이 대단한 줄 알고 실체를 갖추지 못했을 때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지 잘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명성은 누구나 탐내는 것이지만 이외에도 깨우치는 말이 많다. 명성은 악을 나타내는 거룩한 장식’이라거나 뜬세상 명성은 여기 붙고 저기 붙어 이름을 바꾸는 바람의 한 자락에 불과하다‘고 서양의 선인들이 가르쳤다. 莊子(장자)’에도 천하를 맡아달라는 제의를 거절하며 은자 許由(허유)가 이름이라는 것은 실제의 껍데기 (名者實之賓也/ 명자실지빈야) 라 답했다고 나온다. 이러한 명성을 좇아 실체는 갖추려 하지도 않고 우르르 몰려드는 세상이다. 원래 그런 곳이라는 정치권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서도 어설픈 유명인이 오명을 남긴다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다. (제공 : 안병화(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Silence Speaks - Secret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