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故事成語)

언중유골(言中有骨) - 말 속에 드러나지 않는 속뜻이 있다.

담하(淡霞) 2022. 11. 14. 22:21
언중유골(言中有骨) 말 속에 드러나지 않는 속뜻이 있다. [말씀 언(言/0) 가운데 중(丨/3) 있을 유(月/2) 뼈 골(骨/0)] 말은 어렵다. 자기의 의사를 상대에 전달하는 수단이 여러 사람에게 유익한 것이 될 수 있지만 남이 잘못 받아들이기라도 하면 재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말이 나오는 입이 모든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라고 口禍之門(구화지문)이라 했다. 말조심을 하라는 대표성어로 잘 알려졌다. 항상 몸가짐을 바로 해서 다섯 왕조의 재상을 지낸 馮道(풍도)의 舌詩(설시)에서 유래했다. 우리의 속담은 혀를 대상으로 가르친다. ‘사람의 혀는 뼈가 없어도 사람의 뼈를 부순다’는 말랑한 혀에서 내뱉은 말이 다른 사람을 파멸로 이끌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말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으므로 항상 조심은 하되 직설적이 아니고 속에 담는 경우가 있다. ‘ 말 속(言中)에 뜻이 있고 뼈가 있다(有骨)고 겉에 드러나지 않는 숨은 뜻이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속담을 한역한 것으로 보이지만, 번역서에 나타나지 않고 고전에서도 쓰임새가 적어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달걀에도 뼈가 있다는 鷄卵有骨(계란유골)은 비슷한 형식이라도 뜻은 다르다. 일이 안 풀리는 사람에게는 순조로운 일을 할 때에도 뜻밖의 장애가 생긴다는 黃喜(황희) 정승의 고사에서 왔다. 말 속에 뼈가 있어도 또 악의가 있어도 해칠 정도까지는 아니다. 이보다 심한 정도의 성어도 많다. 唐(당)나라 간신들의 행위에서 비롯됐다. 듣기 좋은 말만 늘어놓다가 돌아서서는 눈치 못 채게 공격하는 李林甫(이임보)의 口蜜腹劍(구밀복검)이다. 부드러운 솜 안에 날카로운 바늘을 감춘 綿裏藏針(면리장침)도 마찬가지다. 이보다 앞서 李義府(이의부)는 겉으로는 온화하게 웃으면서 태도가 겸손했지만 속으로는 해칠 칼을 숨기는 笑裏藏刀(소리장도)의 재주가 있었다. 속에 칼이 아니고 뼈가 있는 정도는 상대방의 허물이나 과실을 직접 지적하지 않고 에둘러 말하는 방식으로 바로 나타낼 때보다 효과가 크다. 하지만 받아들이는 측에서 불쾌하게 생각하면 역시 분란만 일어나니 잘 생각해야 한다. 정치권에서 주고받는 말싸움이 항상 이전투구인 것은 상대 당의 약점을 후벼 파서 속을 뒤집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막말이 국민의 속을 시원하게 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의 역효과를 보면 알 일이다. (제공 : 안병화 - 前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