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et (Marble, 1499)
친구 묘지 앞에서
자네 생전엔
문패랄 것도 없는
플라스틱 명패가 붙은 아파트에서
왕희지 필체 박달나무 문패에
솟을 대문 집이 소원이드니
지금은 양품점 진열장에 널브러진
브래지어 반쪽 같은 집에 들어앉아
거칠 것 없는 대문에
커다란 대리석 문패가 흐뭇해
멀리서 친구가 와도 반길 줄 모르는가,
그토록
비례물시(非禮勿視)
비례물청(非禮勿聽)
비례물언(非禮勿言)하고
지과필개(知過必改)하라며 사뭇 의연하더니
자네집 문전에 저렇게
시들은 꽃 몇 송이 아무렇게나 널려 있고
일회용 종이컵이 나뒹굴고 있어도
뒤늦게 달관했는가?
아무 말도 없네 그려..!
이제는
한잔 진달래술에 취한 듯 버얼건 산에
적삼 한쪽을 비집고 나온
아낙네 젖가슴 같은 자네 집이
짓궂은 사내들이 슬슬 주물러서 닳아 버리는
파르테논 神殿 아테네 女神像의
황금유방 같아 부럽기도 하네 그려..
(옮김)
※
非禮勿視(비례물시) : 예가 아니거든 보지 말고
非禮勿聽(비례물청) : 예가 아니거든 듣지도 말며
非禮勿言(비례물언) : 예가 아니거든 말하지도 말라
知過必改(지과필개) : 허물을 알았거든
반드시 고쳐라
Mozart - Requiem K. 626 (Lacrimosa)
(Requiem 中 Lacrimosa :눈물의 날)
레퀴엠은(Requiem)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위한 진혼 미사곡으로
입제창(入祭唱)이 안식을 뜻하는 라틴어
레퀴엠(Requiem)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이렇게 불리고 있다
H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