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285

천개의 바람이되어

천개의 바람이되어 내 무덤 앞에서 울지마세요 나는 거기에 없습니다. 나는 잠들지 않습니다 나는 천의 바람, 천의 숨결로 흩날립니다. 나는 눈위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입니다 나는 무르익은 곡식 비추는 햇빛이며 나는 부드러운 가을비입니다 당신이 아침 소리에 깨어날 때 나는 하늘을 고요히 맴돌고 있습니다 나는 밤하늘에 비치는 따스한 별입니다. 내 무덤에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습니다. 나는 죽지 않습니다 (작자 미상) ~~~~~~~~~~~~~~~~~~~~~~~~~~~~~~~~~ 12줄의 짧은 이 詩는 영어권에서 꽤 알려졌다. 영화감독 하워드 혹스의 장례식에서 존 웨인이 낭독하였고, 여배우 마릴인 먼로의 25기일에도 이 詩는 낭독되었다. 그리고 미국 9.11 테러의 1주기에서, 테러로 부친을 잃은 11 살의 ..

좋은 詩 2021.05.25

숲 속 오솔길 / 용혜원

숲 속 오솔길 / 용혜원 아무도 모르고 우리 단둘이만 알고 있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들이 노래하고 다람쥐들 찾아와 인사하고 풀꽃들 눈짓하는 곳 우리 함께 앉아 쉴 작은 바위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보고플 때면 그곳에서 같이 만나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떠들고 노래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도 모르고 우리 단둘이만 알고 있는 숲 속 오솔길 하나 찾아내었으면 좋겠습니다 Angel Kisses / Ralf Bach 2 3 4 5 6 7 8

좋은 詩 2021.05.10

그대는 꿈으로 와서 (Magic Night)

Magic Night / Mikis Theodorakis 그대는 꿈으로 와서 그대는 꿈으로 와서 가슴에 그리움을 수놓고 눈뜨면 보고품으로 다가온다. 그대는 새가 되어 내 마음에 살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리움이란 울음을 운다. 사랑을 하면 꽃피워야 할 텐데 사랑을 하면 열매을 맺어야 할 텐데 달려갈 수도 뛰어들 수도 없는 우리는 살아가며 살아가며 그리워 그리워하며 하늘만 본다. (용혜원) HK

좋은 詩 2021.05.10

오월(五月) / 홍수희

오월(五月) / 홍수희 시들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장미는 피지 않았을 거예요 질 때를 미리 슬퍼한다면 나무는 초록을 달지 않았을 거구요 이별을 미리 슬퍼했다면 나는 당신을 만나지 않았겠지요 사랑이란 이렇게, 때로는 멀리서 바라보아야 하는 것 5월의 장미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5월의 신록처럼 나는 그리운 이여 당신을 향해 다시 피어나겠어요 당신을 향해 다시 시작하겠어요 마이클 호페(Michae Hoppe) 1944년 영국 태생의 작곡가이며 피아노 연주자인 Michael Hoppe는 음악계에 있어서 아티스트이기 이전에 비지니스맨으로 명성을 휘날렸던 인물이다. 69년부터 15년간 폴리그램이라는 굴지의 메이저 음반사에서 고위직 간부로 재임했던 그는 반젤리스, 기타로, 장메쉴 자르 등 프로그래시브나 뉴에이지의 아..

좋은 詩 2021.05.10

그대의 뜨락에 / 우련(祐練)신경희 (Cello)

그대의 뜨락에... 당신을 만나기 전나는, 주인 없는 들꽃으로찾는이 없어도 땅을 지키는 하얀 데이지 꽃이 되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알고부터나는, 그대의 뜨락에 한그루의 사과 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뿌리가 깊어, 비 바람이 몰아쳐도 변함 없이 제 자리를 지킬 수 있는뿌리가 깊어,세상의 모든 힘든이들세상의 모든 슬픈이들 사과 한 광주리씩 나눌 수 있을 만큼 가지가지를 다 내놓을 수 있는 한 그루의 사과 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당신을 다시 만나는 날 당신의 손길이 머무는 그 곳에서사과 향기 그윽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한 그루의 뿌리 깊은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우련(祐練)신경희)새벽녘 / 주해리

좋은 詩 2021.05.06

살아야할 이유를 찾는다(飄搖(나부끼다) / Liu Man)

살아야할 이유를 찾는다 있으면 보고파서 괴롭고 없으면 외로워서 힘든 게 사랑이었다. 어느덧 깊어지면 여러 이유로 아파야 했고 순식간에 멀어지면 허전함에 치를 떨어야 했다. 수많은 시간과 공간 속 내 삶 위에 겹쳐진 또 다른 삶들 나는 혼자 그림 그리고 있지 않았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채색해 온 그림은 천연색 추상화가 된다. 사랑이 가장 중요하단 것을 알 즈음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부정할 수 없었다. 현실 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이상이라며 고집하다가 이상만큼 중요한 것이 현실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는 날. 난 그런 날에 살면서 살아야할 이유를 찾는다 내 삶과 내 가슴이 남김없이 불타오를 거룩한 사랑을 찾는다. (정유찬) 飄搖(나부끼다) / Liu Man

좋은 詩 2021.05.04

이 지상에 그대있으니 / 용혜원(Wishes / Eric Chiryoku)

Wishes / Eric Chiryoku 이 지상에 그대있으니 / 용혜원 이 지상에 사랑하는 그대 있으니 나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홀로 있다는 것 홀로 산다는 것은 미치도록 안타까운 삶입니다.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해도 한순간의 만족일 뿐 남는 것은 언제나 외로움 속에 허탈만 남습니다. 영혼조차 아름다운 그대와 동반하는 기쁨 함께 하는 기쁨이 있어 삶에 소망을 갖습니다. 이 지상에 사랑하는 그대가 있어 참으로 행복합니다. 떠나는 뒷모습보다 언제나 만날 수 있는 기쁨으로 나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좋은 詩 2021.04.24

꿈의 페달을 밟고 / 최영미 ( Magic Night / M. Theodorakis)

꿈의 페달을 밟고 내마음 저 달처럼 차오르는데 네가 쌓은 돌담을 넘지 못하고 새벽마다 유산되는 꿈을 찾아서 잡을 수 없는 손으로 너를 더듬고 말할 수 없는 혀로 너를 부른다 몰래 사랑을 키워온 밤이 깊어가는데 꿈의 페달을 밟고 너에게 갈수 있다면 시시한 별들의 유혹은 뿌리쳐도 좋았다 (최영미) Magic Night / Mikis Theodorakis

좋은 詩 2021.04.24

그대가 곁에 있어도 그대가 그립다 /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름 하늘처름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HK

좋은 詩 2021.04.20

사이 / 김현태(Wishes / Eric Chiryoku)

사이 / 김현태 섬과 섬 사이에는 눈물이 있고 꽃과 꽃 사이에는 나비가 있고 별과 별 사이에는 작은 어둠이 있습니다 가도가도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수평선 너머 같은 그대 그대와 나 사이엔 그리움이 있습니다 할 이야기가 있소. 한 가지만... 다시는 이야기 하지않을 거요, 누구에게도... 그러니 당신만은 기억해줬으면 좋겠소.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 속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 번 오는 거요. 몇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중 에서 Wishes / Eric Chiryoku

좋은 詩 2021.04.15

사월 오후 / 박용하(I Love you / Giovanni Marradi)

사월 오후 시인 두보는 꽃잎 한 조각 떨어져도 봄빛 줄어든다 했네 왕벚꽃잎 떨어져 허공을 밟고 자두 바람 몰려와 나뭇가지 핥네 사람 싫어하는 내게도 좋아 죽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 이 세상에서 나가면 세상 빛이 줄겠지 오늘 살구꽃 무참하게 진다야 당신 가슴속은 뭐하는지 이 마음은 묻는다 너 보고 싶어 네 눈빛 건지고 싶어 못 견디게 견디는 사월 오후 세상일 하나같이 내 뜻과 멀고 네 몸 역시 내 맘 같지 않네. - 박용하 - I Love you / Giovanni Marradi

좋은 詩 2021.04.11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 최영미(Romance Anonimo)

금지된 장난(Romance Anonimo) Narciso Yepes / Romance Anonimo 아도니스를 위한 연가 너의 인생에도 한번쯤 휑한 바람이 불었겠지 바람에 갈대숲이 누울 때처럼 먹구름에 달무리질 때처럼 남자가 여자를 지나간 자리처럼 시리고 아픈 흔적을 남겼을까 너의 몸 골목골목 너의 뼈 굽이굽이 상처가 호수처럼 괴어 있을까 너의 젊은 이마에도 언젠가 노을이 꽃잎처럼 스러지겠지 그러면 그때 그대와 나 골목골목 굽이굽이 상처를 섞고 흔적을 비벼 너의 심장 가장 깊숙한 곳으로 헤엄치고프다 사랑하고프다. - 최영미 - ~~~~~~~~~~~~~~~~~~~ 아도니스 (Adonis)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소년. 여신(女神) 아프로디테(Aphrodite)의 사랑을 받았으나, 아프로디테는 또 다른 연인..

좋은 詩 2021.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