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285

사랑할 수 있을때 / 용혜원

사랑할 수 있을때 / 용혜원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렵니다 이 세상 속에서 우린 무슨 둥우리를 만들어야 합니까 마음의 샘이 솟아오를 때 사랑해야 합니다 세월이 흐르면 모두들 떠납니다 사랑 할 때의 행복보다 더한 기쁨은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습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해야겠습니다 모두 다 가버리면 너무도 외롭습니다 우린 영원을 사랑해야 합니다 약속도 언약도 시간이 흐르면 떠나고 맙니다 사랑할 수 있을 때 사랑하고 말겠습니다 용혜원 시집 (네가 내 가슴에 없는 날은..중에서) In Loving Memory / Phil Coulter

좋은 詩 2020.11.01

정답 없는 삶 / 용혜원

정답 없는 삶 / 용혜원 삶이 무엇이냐고 묻는 너에게 무엇이라고 말해줄까? 아름답다고, 기쁨이라고, 슬픔이라고 말해줄까? 우리들의 삶이란...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단다. 우리들의 삶이란... 나이들어 가면서 알 수 있단다. 삶에는 정답이 없다고들 하더구나 사람마다 그들의 삶의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 아니겠니? 삶이 무엇이냐고 묻는 너에게 말해주고 싶구나. 우리들의 삶이란... 가꿀수록 아름다운 것이라고 살아갈수록 애착이 가는 것이라고... Silver Threads Among The Gold Foster & Allen [은발이 보이는 것 보니 이제 늙어가고 있는 모양이요, 난 그렇더라도 당신만은 늙지 말아요.]

좋은 詩 2020.09.29

아무도 알지 못하리 / 이정하

아무도 알지 못하리 내 가슴 깊숙이 자리한 나뭇잎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기다림으로 제 한 몸 붉게 물들이고 끝내는 싸늘한 땅으로 떨어지고야 마는 한 잎 나뭇잎, 그 나무잎을 알지 못하지. 내 마음을 흔들고 지나간 한 줄기 바람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지. 다시 온다는 한마디 말만 남기고 훌쩍 떠나버린 그대, 내 뼈 속 깊이 아픔으로 박혀있는 그대를 아무도 알지 못하지. 한 줄기 바람으로 스쳐 지나간 그대를 아무도 알지 못하지. (이정하) Sicilian Romance / Ernesto Cortazar

좋은 詩 2020.09.04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Psyche)

Psyche / Chris Spheeris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 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 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까닭 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 길에 서서 하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 김재진 -

좋은 詩 2020.08.10

그대 오는 길 등불 밝히고 / 이해인(In Loving Memory / Phil Coulter )

그대 오는 길 등불 밝히고 내 가슴 깊은 곳에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사랑하는 그대 언제든지 내가 그립걸랑 그 등불 향해 오십시오 오늘처럼 하늘빛 따라 슬픔이 몰려오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기쁨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삶에 지쳐 어깨가 무겁게 느껴지는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 위해 빈 의자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가슴이 허전해 함께 할 친구가 필요한 날 그대 내게로 오십시오 나 그대의 좋은 친구가 되어 드리겠습니다 그대 내게 오실 땐 푸르른 하늘빛으로 오십시오 고운 향내 전하는 바람으로 오십시오 그리고, 그대 내게 오시기 전 갈색 그리운 낙엽으로 먼저 오십시오 나 오늘도 그대 향한 그리운 등불 하나 켜 놓겠습니다 - 이해인 - In Loving Memory / Phil Cou..

좋은 詩 2020.07.19

석양(夕陽) / 백석

유유자적 / 김철겸 作 석양(夕陽) / 백석 거리는 장날이다 장날 거리에 녕감들이 지나간다 녕감들은 말상을 하였다 범상을 하였다 쪽재피상을 하였다 개발코를 하였다 안장코를 하였다 질병코를 하였다 그 코에 모두 *학실을 썼다 돌체돋보기다 대모체돋보기다 로이도돋보기다 녕감들은 유리창같은 눈을 번득거리며 투박한 *북관말을 떠들어대며 *쇠리쇠리한 저녁해 속에 사나운 즘생같이들 사러졌다 ~~~~~~~~~~~~ *학실 : '돋보기'의 평안 방언 *북관 : 함경도 *쇠리쇠리한 : '눈부신'의 평북 방언 Photo Jaunie / Andre Gagnon

좋은 詩 2020.07.19

사랑의 노래 / 릴케(In Loving Memory / Phil Coulter )

사랑의 노래 / 릴케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느낄 수만 있어도 행복한 이가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어떠한 고통이나 절망이 가슴을 어지럽혀도 언제나 따뜻이 불 밝혀주는 가슴속의 사람 하나 간직해 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소중합니다. 한번도 드러내지 못한다 해도 사랑은 말하지 않아 더 빛나는 느낌 바라볼 수 있는 사람 있어 행복합니다. 생각하면 언제나 정다운 사람 있어 행복합니다.... In Loving Memory / Phil Coulter

좋은 詩 2020.06.12

유월의 장미 / 이해인

♡....유월의 장미....♡ 하늘은 고요하고 땅은 향기롭고 마음은 뜨겁다' 6월의 장미가 내게 말을 건네옵니다. 사소한 일로 우울할 적마다 '밝아져라' '맑아져라' 웃음을 재촉하는 장미 삶의 길에서 가장 가까운 이들이 사랑의 이름으로 무심히 찌르는 가시를 다시 가시로 찌르지 말아야 부드러운 꽃잎을 피워낼 수있다고 누구를 한번씩 용서할 적마다 싱싱한 잎사귀가 돋아난다고 6월의 넝쿨장미들이 해 아래 나를 따라오며 자꾸만 말을 건네옵니다. 사랑하는 이여 ~ 이 아름다운 장미의 계절에 내가 눈물 속에 피워 낸 기쁨 한 송이 받으시고 내내 행복하십시오. [이해인님 글]

좋은 詩 2020.06.10

천개의 바람이되어 (Evening Bell / Sheila Ryan )

천개의 바람이되어 내 무덤 앞에서 울지마세요 나는 거기에 없습니다. 나는 잠들지 않습니다 나는 천의 바람, 천의 숨결로 흩날립니다. 나는 눈위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입니다 나는 무르익은 곡식 비추는 햇빛이며 나는 부드러운 가을비입니다 당신이 아침 소리에 깨어날 때 나는 하늘을 고요히 맴돌고 있습니다 나는 밤하늘에 비치는 따스한 별입니다. 내 무덤에서 울지 마세요 나는 거기 없습니다. 나는 죽지 않습니다 (작자 미상) ~~~~~~~~~~~~~~~~~~~~~~~~~~~~~~~~~ 12줄의 짧은 이 詩는 영어권에서 꽤 알려졌다. 영화감독 하워드 혹스의 장례식에서 존 웨인이 낭독하였고, 여배우 마릴인 먼로의 25기일에도 이 詩는 낭독되었다. 그리고 미국 9.11 테러의 1주기에서, 테러로 부친을 잃은 11 살의 ..

좋은 詩 2020.06.05

살다 보면 그런 날 있지 않은가 (Dance of the Clouds / Origen)

살다 보면 그런 날 있지 않은가 문득 떠나고 싶고 문득 만나고 싶은 가슴에 피어오르는 사연 하나 숨죽여 누르며 태연한 척 그렇게 침묵하던 날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고독이 밀려와 사람의 향기가 몹시 그리운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차한잔 나누며 외로운 가슴을 채워줄 향기 가득한 사람들을 만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바람이 대지를 흔들어 깨우고 나뭇가지에 살포시 입맞춤하는 그 계절에 몹시도 그리운 그 사람을 만나고 싶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살다 보면 가끔은 그런 날이 있지 않은가 (글 :정미숙) Dance of the Clouds / Origen

좋은 詩 2020.06.03

이별 노래 / 詩 정호승

이별 노래 / 詩 정호승 떠나는 그대 조금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그대 떠나는 곳 내 먼저 떠나가서 나는 그대 뒷모습에 깔리는 노을이 되리니 옷깃을 여미고 어둠속에서 사람의 집들이 어두워지면 내 그대 위해 노래하는 별이 되리니 떠나는 그대 조그만 더 늦게 떠나준다면 그대 떠난 뒤에도 내 그대를 사랑하기에 아직 늦지 않으리 이별 노래/ 이동원 (정호승 詩) 시인 정호승 프로필 1950년 경상남도 하동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성장하였다. 대구 계성중학교와 대륜고등학교를 거쳐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경희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좋은 詩 2020.06.02